편의점 인간



편의점 인간이라는 책은 정말 빠르게 읽었다.

주인공 이름은 후루쿠라, 여자고 편의점에서 꽤 오래동안 일해온 편의점 인간이다.

남자는 시라하라,  불성실하고 책임감 없는 인간이다.


책을 후루룩 읽고 난 뒤, 몇가지 철학적 질문을 던지지 아니할 수 없다.


편의점 인간은 사회에 정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인가?

15년 이상 편의점 일만 하고 살아온 주인공을 그 주변 친구들, 가족들, 직장 동료들이 평가한다.

왜 평가하는것일까? 그들이 보기에 주인공은 전형적인 Freak(괴짜)에다 사회 부적응자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15년 동안 성실히 편의점 일을 했는데도, 불성실한 사회부적응자로 취급된다.

아니 심지어, 사회적 암적인 존재로 표현된다.

그런데, 정말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인가..?

책을 보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인데, 점장을 편의점이나 하는 쓰레기라고 욕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이야 말로 누워서 침뱉기. 스스로 욕지거리를 하고 있는 격인데,

그들은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자기인식이 부족해보인다.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기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존스튜어트 밀 "자유론"에 나오는 다수의 횡포와 다를바가 없다.

주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믿는 가치, 진리를 따르지 않는 소수의 인간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

횡포를 왜 부릴까. 어떻게보면, 그저 가십거리에 불과하다.

특별한 악의가 있어서도 아니고, 걱정이 되서도 아니다. 그런척하고 있는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다.

이것은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바가 아닐까..?


소설 본문 내용 중 이러한 내용이 있다.


"이것 봐요. 무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에게 프라이버시 따위는 없습니다. 모두 얼마든지 흙발로 밀고 들어와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거나 사냥하러 가서 돈을 벌어 오거나, 둘 중 하나의 형태로 무리에 기여하지 않는 인간은 이단자에요. 그래서 무리에 속한 놈들은 얼마든지 간섭하죠."


당신은 친절한 게이 삼촌 이론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게이이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번식이 불가능한 존재가, 그들의 조카를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현존하는 그와 가장 비슷한, 닮은 유전자인 조카들을 살려서 유전자를 널리널리 퍼뜨린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게이가 되라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말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명제에 크나큰 의문을 품어왔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결혼을 하지 않았으나, 불우한 제3국가나 고아들을 입양해서 더 행복하게 하여 훌륭한 사람으로 만드는 부모도 있다.

반면에,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으나 책임감 없이 그들을 방치하거나 이혼해서 가정불화를 일으켜, 그들을 사회 부적응자로 만들어 범죄자로 만드는 세계적 기여(?)를 하는 집단도 있다.


그들은, 이러한 역설적인 케이스들을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결혼을 하고 안하고가 중요하며, 결혼을 안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인간들은 "똥덩어리"에 불과하다.


또다른 본문 내용이다.


주인공이 남주인공이랑 성교 행위를 해서 아이를 낳는것이 세계에 도움이 그래도 될까요.?

라는 말로, 자신이 갖고 있던 신념을 어느정도 꺾어서 수화기 너머로 물어보는데. 답변은 이러하다.

"제발 참아주세요. 알바와 백수가 아이를 낳아서 어떻게 하려고요, 정말 그만두세요. 당신들 같은 유전자는 남기지 말아주세요. 그게 가장 인류를 위하는 길이에요."

"그 썩은 유전자는 죽을 때까지 혼자 품고 있다가, 죽을 때 천국으로 가져가서 이 세상에는 한 조각도 남기지 말아주세요. 정말로."


웃음이 나오는 구절이다.

주인공은 심지어 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고 고개를 끄덕이기까지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편의점 인간이 자기 먹기 살기도 바쁘니까. 아이까지 기르는것은 무리 맞다.


헌데. 인간을 바퀴벌레 취급하는 이 구절 같은 경우는 참 웃픈 현실 아닐까.

물론.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이 중요하긴 하다.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계이고, 주인공인 편의점 인간이 그저, 취미로 편의점을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부자였다면, 어쩌면 주변 사람들은 저런 막말을 하지 않았겠다.


그러니까, 사회에 암적인 존재가 맞는지 여부는 좀 더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내가 보기엔 주인공은 사회에 그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은것 같은데. 주변 사람들이 바퀴벌레로 만들어 버린다.


얼마전 읽었던 일본의 실종사건에 대한 글들이 떠오른다.

일본은 한 해에 10만명이상이 실종된다.

쓰나미나 자연 재해로 사라진다기보다.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지워버린다.

왜? 공동체 사회에서 도태된 인간들에 대해 주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구설수를 올리는지

그들이 스트레스 쌓여서 스스로를 지우고 산림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심지어, 부모와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부모들은 자식을 또 찾지도 않는다.

이렇게. 수치스러운것을 못 참는 일본 문화는 어떻게 보면. 참 답답하다.

답답하다 못해. 이해가 안가고, 슬프기 까지 한다.


편의점 인간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 존재인가?

스스로 질문을 해보고 답변을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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