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리 박노해 그해 가을이 다습게 익어 가도 우리 집 감나무는 허전했다. 이웃집엔 발갛게 익은 감들이 가지가 휘어질 듯 탐스러운데 학교에서 돌아온 허기진 나는 밭일하는 어머님을 찾아가 징징거렸다. 왜 우리 감나무만 감이 안 열린당가 응 해거리하는 중이란다. 감나무도 산 목숨이어서 작년에 뿌리가 너무 힘을 많이 써부러서 올해는 꽃도 열매도 피우지 않고 시방 뿌리 힘을 키우는 중이란다. 해거리할 땐 위를 쳐다보지 말고 밭 아래를 지켜봐야 하는 법이란다. 그해 가을이 다 가도록 나는 위를 쳐다보며 더는 징징대지 않았다. 땅속의 뿌리가 들으라고 나무 밑에 엎드려서 나무야 심내라 나무야 심내라. 땅심아 들어라 땅심아 들어라. 배고픈 만큼 소리치곤 했다. 제 블로그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포스팅 내용은 조금 도움..